아드레날린 제조기, 포르쉐 박스터 S. 질주본능을 자극하다!



<로드앤에서 이번에 시승하여 리뷰를 할 차는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 박스터 S" 입니다.>


포르쉐를 탄다는 것은 대장금이 미각을 잃게 된 비극적인 상황에 비할 수 있겠다. 완벽에 가까운 스포츠카 포르쉐.

이놈을 타고 나면 흥분이 좀체 가시지가 않아 잠시 몸의 감각을 잃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승 시간 동안 차를 온 몸으로 느끼고 표현해야만 하는 시승자에겐 정말 치명적인 바이러스인 셈.

멀리서 낮은 자세로 웅크린채 다가오는 포르쉐 박스터 S.

올해 초 수입된 신형 모델로 앞 범퍼와 테일램프에 LED 라이트가 적용되었지만 변화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사실 눈썰미가 그리 좋지 않은 필자에겐 구형과 뭐가 다른지 쉽사리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 어차피 포르쉐는 가오잡으며 타는 차가 아니기 때문에 익스테리어의 디테일한 변화 따위는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 내실은 풀체인지에 가까울 정도로 탄탄해졌다.

듀얼클러치 미션인 PDK(Porsche-Doppelkupplung)에 DFI(Direct Fuel Injection) 엔진이 적용된 것이 전 세대와의 가장 큰 차이. 직분사 엔진은 세계 각국의 강화된 에미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덕분에 뒤따르는 출력 상승폭도 적지 않다.

크림색 외장에 19인치 카레라 S버전 크림색 휠. 거기에 새빨간 소프트탑으로 외관이 마무리 되어 있고 대쉬보드와 시트를 포함한 전체 내장재도 모두 빨간색으로 옷을 맞춰 입었다. 도로에서 시선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느새 필자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포르쉐 타기 싫다고 했는데, 얼른 차에 올라 포르쉐 노트와 함께 쏘고 싶어지는... '이런 젠장, 또 몹쓸 병이 도졌구나. 포르쉐 바이러스.'

일전에 카레라와 카이맨에서 미리 접해봤던 PDK 미션은 역시나 명불허전이다.

변속속도는 업다운을 막론하고 매우 빠르며 수동미션 기반답게 직결감은 논할 여지가 없다.

PDK 미션이 장착된 최신 포르쉐를 타다가 팁트로닉이 장착된 포르쉐를 타보면 미션의 극명한 세대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팁트로닉도 오토미션 치고는 변속속도가 그리 느리지 않지만 유압클러치 기반의 전통 오토미션의 한계를 여기저기서 드러낸다. 직결감이 떨어지는 것과 촘촘하지 못한 5단 기어비 때문. 팁트로닉 미션에서 점수를 깎아먹었던 기존 포르쉐의 아쉬움은 PDK 미션을 통해 완전히 씻어낼 수 있게 되었다.

굳이 흠을 잡자면 2단에서 1단으로의 다운쉬프트는 다른 단수에서의 다운 쉬프트에 비해 조금 더디고 거친 감이 있다. 또한 막히는 길에서의 PDK 미션은 부드러운 운전이 쉽지 않다.

미끄러지듯 부드러운 출발에는 클러치가 붙는 시점이 애매해 그리 잘 어울리지 않으며 스스로 1,2 단을 오르내리는 움직임이 다소 거칠다.

가, 감속과 정지를 수십 회 반복해야 하는 정체 구간에서 PDK 미션은 전통적인 토크컨버터 기반의 오토미션에 비해 까탈스러운것이 사실이다. 박스터 S의 조수석에 여자친구라도 잠들어 있다면 막히는 길에서의 운전을 정말 정말 피하고 싶을 것이다.

그치만빠른 업 다운 쉬프트와 직결감, 세분화 된 7단 기어박스의 매력 탓에 수동미션과의 선택 고민에 봉착한다면 자연스럽게 PDK의 손을 들어주게 될것이다.

기존의 5단 팁트로닉 미션과는 달리 PDK는 D 모드에서도 1단으로 적극적인 출발을 하며 탑기어인 7단 100km/h 에서의 엔진회전은 고작 1700rpm 선에 머무른다. 낮은 탑기어의 기어비와 DFI 엔진탓에 박스터는 연비가 10km/h 가까이 나온다고 하며 실제로 필자가 DFI 엔진과 PDK가 물린 최신 포르쉐들을 접해보고 확인한 결과로써 이에 수긍이 간다.

포르쉐 DFI 엔진의 신기한 점은 정속주행을 하던 쏘던 간에 연비의 차이가 일반 승용차량들 처럼 200% 이상 차이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쏘면서 타도 7~8km/l을 유지해 주었고 신발 밑에 날계란 하나가 붙어있는 듯 악셀 페달을 살살 달래가며 타도 11~12km/l 정도를 맴돌 뿐이다.


박스터 S의 3.4리터 엔진은 배기량은 큰 변화가 없지만 직분사시스템의 도입과 압축비의 상승으로 15마력이 높아진 310마력을 발휘한다.

일상 주행에서는 세분화된 7단 기어박스덕에 2000 RPM을 넘길일이 없지만 저회전에서도 토크가 좋아 도로 흐름을 따라잡는데에 전혀 무리가 없다. 살살 달리다가 다운쉬프트 후 스로틀을 최대한 열면 레드존인 7300RPM을 엔진 회전계의 빨간 바늘이 사정없이 휘갈겨 버린다.

310마력이라는 수치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1355KG의 가벼운 무게와 낮은 포지션 탓에 체감 가속은 더 빠르게 느껴진다.

특히 4000RPM 정도를 넘어서며 갑자기 배기음이 증폭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그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탑을 오픈하고 귓전을 바로 휘갈기는 포르쉐 노트와 함께 박스터를 조종하는 그 기분을 그 어느 쾌락에 비할 수 있을까?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르고 런치콘트롤로 측정한 0-100km/h 가속은 5초 초반.

요즘은 국민 마력(?)이 된 310마력의 출력을 생각하면 만만찮은 기록이다. 2단에서 100km/h 이상을 마크하기 때문에 기록에 더욱 유리한 듯 보인다. 최근 출시된 고마력 차들에 몸이 너무 적응해 버린 탓일까? 추월가속은 정지가속에 비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느리다는 뜻은 절대 아니지만 총알 같은 추월가속은 기대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박스터를 신공항 하이웨이 배틀 용으로 사는 이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M3나 C63보다 몇 천이나 더 주고 산 차인데 직발에서 따인다면 빈정 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더 강한 펀치력이 필요하다면 카레라S나 터보를 고르도록 하자.

제원상 최고속은 272km/h 이며 계기판에는 천연덕스럽게 300이라는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도로 여건 상 최고속을 찍어보진 못했지만 230km/h 이상에서도 전자시계 초침 올라가는 정도의 속도로 디지털 속도계의 숫자가 1km/h씩 증가한다. 소프트탑이지만 초고속에서도 풍절음의 침투가 그리 심하지 않아 부담이 적다.

스티어링 휠의 락투락은 스포츠카 답게 약 2.5턴. 스티어링휠의 입력량 만큼 정확하게 움직이는 차체는 운전재미를 극대화 시킨다.


근교의 와인딩에 박스터를 가져가 잠시 탑을 열고 스포츠 플러스 버튼을 누른다.

내가 원하는데로 완벽하게 반응해주는 박스터S.

벽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매마른 포르쉐노트와 최고의 핸들링은 역시나 눈물날 정도로 감동이다.

비슷한 바디의 카이맨S와 비교했을 때 와인딩에서의 재미가 오히려 박스터S가 더 높은 느낌이다.

카이맨S와 전체적인 코너링 느낌은 비슷한데 무게중심이 외려 더 낮은듯 하며 더욱 직접적으로 들리는 사운드 탓에 운전재미가 극대화된다.

서킷에서 랩타임을 잰다면 카이맨S가 분명 더 빠르겠지만 운전재미는 박스터S가 분명 더 좋다.

최근 접해 본 차들 중 운전하는 재미가 가장 좋다. 운전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오늘 날 신선이 있었다면 신선놀음은 박스터 S를 타고 와인딩을 달리는 것이 아닐까

200km/h가 넘는 고속에서 코너를 겁없이 감아 돌아가도 차체는 끈적끈적하게 도로를 놓지 않는다. 옆자리에 탄 겁 많은 사진기자는 어...어~~~를 연발하지만 운전하는 입장에선 아직 한계가 저 멀리에 있다고 느낀다.

고속 코너링 중 다리 이음매같은 범프를 만나도 차체는 흐트러짐 없이 곧바로 자세를 추스리는 모습이 일품이다.

브레이크는 제동력과 밸런스는 물론이고 제어가 아주 쉬운것에 주목할 만 하다.
브레이크를 밟는 깊이만큼 정확하게 정비례하는 제동력 탓에 자신감있는 달리기가 가능하다.


내가 10만큼을 밟으면 10만큼 서주고, 100만큼을 밟으면 100만큼 정확하게 멈춰주기 때문에 차에 대한 신뢰가 극대화된다. 초고속에서의 브레이킹도 전혀 부담이 없다. '쏘는 차의 브레이크라면 이정도는 되어야지.' 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 간 경험한 포르쉐들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차를 꼽으라면 첫째로 이번에 시승한 박스터 S를 꼽겠다.

분명 절대적인 빠르기로는 카레라나 카이맨보다 느리지만 운전재미가 정말 최고다.

카레라나 카이맨은 완벽하게 조율된 스포츠카라는 느낌이라면 박스터는 완벽하지만 조금 더 순수하고 운전재미가 더욱 강조된 듯 하다. 차체의 강성감이 상위모델에 비해 조금 약하긴 하지만 그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이 좋다.

310마력이라는 필요 충분한 출력마저 마음에 든다. 쥐어짜내며 다음 코너를 향해 달려드는 맛이 있다.

박스터 S는 빠르고 잘 달리며, 멋지고, 브랜드 가치도 높다. 게다가 연비까지 좋다.
사람으로 치면 MIT 공대를 졸업한 잘생긴 배우가 K1 격투기를 취미로 즐기는 셈.
어떤 여자가 이런 남자를 만나고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아, 내 이럴줄 알았지. 이래서 포르쉐 타기 싫다니깐...'


보너스비디오클립 [Porsche Family Gathering]



출처: http://www.roadn.com
기사원문:
http://www.roadn.com/interview.feed.php?id=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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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9 11:41 2009/10/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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